오늘 퇴원했습니다. 재채기/기침 출력 10%, 소화계/파안대소/운동기능 출력은 50%로 다운돼 있지만 그런대로 퇴원할만한 상태가 됐지요..
하지만 사실은 병원에서 거의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_-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던 모 병원은 시술이나 의사선생님은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은데 간호 서비스의 수준이 (최근 인력난이 심하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좀 지나치게 낮았습니다.
그중 제일 심각했던 것이 링거 문제였는데요, 당분간 트라우마로 남게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오늘 집에 들어와서 일단 기분좋게 낮잠을 잤는데, 잠에서 깨면서 두번째로 든 생각이, "젠장, 당분간 잘 때는 시계를 풀러놔야지"였습니다.
모 병원에서 링거의 추억:
1. 진단중 CT 검사를 위해 조영제를 링거로 투여하는데, 혈관이 아니라 살에 꽂았습니다. -_- 팔이 좀 아파서 의사를 부른건 처음엔 기계 소음에 씹혔고, 도에 지나치게 아플 때쯤에야 겨우 빠졌습니다. 팔뚝은 팔꿈치부터 손등까지 두어시간 후부터 퉁퉁 붓기 시작해서 붓기가 빠지는데 사흘 정도 소요..
2. 와중에 수술때 아무 트러블이 없었던 건 그래도 그쪽엔 제대로 된 인력이 배치돼 있어서겠지요...
3. 입원중엔 링거액 조절에 계속 문제가 있었습니다. 너무 빨리 떨어지거나, 너무 안 떨어져서 피가 역류하거나, 너무 빨리 떨어져서 파우치가 비어서 피가 역류하거나... 부모님이 보다못해 좀 나무라는 투로 말씀하시니까 간호(조무)사 왈 "그런건 환자 가족분이 좀 봐주셔야죠"
[하얀까마귀에게 수시로 왼쪽 위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4. 혈관을 찾기 좀 힘든 체질인건 제 책임(?)이라고 치고, 와중에 한 팔이 한번 왕창 부었기 때문에 더 찾기 힘들어진 것도 그렇다 치고, 그래서 만만한 혈관에 꽂다 보니 링거가 손등 근처에 박힐 떄가 많았습니다. 제가 양손잡이 성향이 있어서 어느 쪽에 박혀도 똑같이 불편했습니다. 키보드질을 한다든가 조금만 활동을 하면 어느새 또 피가 역류하거나...
5. 링거가 너무 빨리 들어갈때의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한다는 거죠. 평소에는 밤에 자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는게 일년에 두어번 있을까 말까지만 거의 모든 밤에 링거액의 과용으로 2-3시간마다 화장실을 가야 했습니다. 문제는 링거 + 불편한 환자복 + 수술자리 때문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서 다시 눕는데 상당한 정신 집중-_-;이 필요했다는 거... 잠 다 깹니다.
6. 퇴원 전날 밤, 자다가 일어나 보니 또 과속 --> 앵꼬 --> 역류 상태라 간호사실로 갔습니다. 그날의 항생제는 다 들어갔고 진통제도 거의 다 들어갔기 때문에 리필을 하느니 아예 떼자고 해서 링거 제거, 해방감과 숙면이 있었습니다. -_-
7. 퇴원하는 날 아침, 항생제를 다시 맞으시겠냐고 묻길래 내가 대체 제정신이었는지 예스라고 했습니다. 백밀리 두팩만 맞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간호사는 바퀴달린 폴대가 아니라 침대에 고정된 폴에 링거를 걸어놓고 나갔습니다. "한팩 다 비워지면 말씀해주세요 바꿔드릴테니까" "알았으니까 저기 폴대좀 갖다주세요" (침대옆에 간호사 호출 벨 그런거 업ㅂ는 병원입니다 -_-) 이쯤되면 기대대로... 폴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_-;
8. 첫번째 팩이 비고 역류가 시작되자;; 결국 어쨌든 간호사를 불러서 두번째 팩으로 갈아끼웠습니다. 나가는 등에다 대고 처절하게 폴대를 간구해서 -_-; 받았습니다.
마지막 링거 팩을 맞는 동안은 한치의 과장도 없이 2분마다 한번씩 왼쪽 위를 올려다 보게 됐습니다. 지금도 가끔 눈길이 가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