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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동안 쓰려고 별러 왔다가 귀찮아서 미뤄왔던 주제인데 갑자기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_~ 뭐 새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미-소간의 전면 핵전쟁과 그에 따른 대학살과 문명의 파멸은 냉전기간 전세계 사람들의 트라우마였습니다. 소련이 40년대 말에 핵무기를 갖게 된 이후 그런 아마게돈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었고, 더군다나 대륙간탄도탄이 개발된 후에는 누군가 버튼만 누르면 30분안에 세계가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겼죠. 그래서 핵을 보유한 주요 강대국들은 그런 전쟁이 급작스럽게 발발했을 때 나름대로 피해를 줄여 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하게 되는데요, 시민들에게 핵전쟁 발발시의 행동 지침을 교육시켜서 초기 피해와 이후의 혼란을 줄여 보자는 노력도 그 일부였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할 두 필름은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진행되었던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1) Duck and Cover (엎드려서 몸을 감싸요) Duck and Cover는 미국에서 1952년에 제작된 선전물입니다. 아동들과 성인들에게 "갑자기 뭔가 번쩍 한다면 핵폭발이 일어난거니까 잽싸게 납작 엎드려서 몸을 감싸면 안전합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그런데 이 좀 지나치게 유쾌하고 낙천적인 미국적인(?) 메시지는 당대에도 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습니다. 그래서 D&C는 굉장히 많은 패러디를 낳았는데 지금 제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이를테면 ![]() 사우스파크 1시즌 3화에는 D&C 스타일의 안전 홍보 영화가 나옵니다. ("용암이 덮치면 침착하게 엎드려서 몸을 감싸세요!") ![]() 폴아웃 보이도 빠지지 않지요. 2) Protect and Survive (보호해서 생존하세요...쯤?) 덕 앤 커버에 대한 영국의 응답...은 아니고 아무튼 영국식의 민방위 교육 프로그램은 Protect and Survive라는 안내서와 일련의 방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핵전쟁시의 행동요령에 대해서 위와 비슷한 짧은 프로그램들이 총 20편 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걱정마"하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듯한 낙천적인 분위기의 미국 정부 선전물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게, 이 프로그램에서는 마치 어떻게 하면 더 음산하고 우울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가 풍깁니다. 핵폭발의 버섯구름과 폭음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에, 나레이터가 언뜻 무심하게 안내하는 겁나는 내용들, 차갑게 추상화된 모델들, 결정적으로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몸서리쳐지는 엔딩 시그널. 어느 것을 봐도 이건 제작자가 안티다! 라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_- 프로그램의 주제 자체가 부상자나 시신의 처리, 필수 물자의 확보, 낙진 대비 대피소 보수 등등에서 심지어 용변 처리까지 안내하는 등 아주 싸늘하게 구체적인데다가 그런 짧은 프로그램 20편이 모여 있는 비디오를 보게 되면 엔딩 시그널을 스무 번 듣게 되어서,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저도 런던의 전쟁 박물관에 갔다가 저 프로그램을 처음 (제대로) 보게 되었는데 쇼크를 받고 발을 멈춰서 몇 개나 연속해서 보게 되었죠. -_-; 80년대 초반에 영국에 반전반핵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난 데 가장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이 이 프로그램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편은 두 개의 영화 The Day After와 Threads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ps. 무슨 밸리에 올릴지 도저히 정할 수가 없어서 그냥 아무데도 올리지 않습니다. 영화?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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