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라 패러디 모음

하나하나가 주옥같군요. 원소스와 시사이슈가 이리도 절묘하게 조화될 수가! -_-)b

디씨 과겥->키즈->여기로 퍼옴.



[시 분야]


줄기도

13개의줄기를만들고있소.
(연구실은가건물이적당하오.)

제1의줄기가구라라고그리오.
제2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3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4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5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6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7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8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9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10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11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12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제13의줄기도구라라고그리오.

13개의줄기는구라로만든줄기와만들지도않은줄기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음모론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개의줄기가처녀생식줄기라도좋소.
그중에2개의줄기가구라줄기라도좋소.
그중에2개의줄기가만들지도않은줄기라도좋소.
그중에1개의줄기가처녀생식줄기가아니라도좋소.

(연구소에정전이되어도적당하오)
13개의줄기따위는만들지않았어도좋소.

* 작품이해

- 갈래 : 21세기초, 새로운 시풍인 구라주의의 최고작.
- 성격 : 아스트랄 포스트 모더니즘
- 제재 : 구라로 만들어진 13개의 줄기
- 성격 : 의식의 흐름을 좇다가 이제는 줄기가 12개인지 13개인지도 모르면서,
은근슬쩍 마지막 행에서 자신의 구라를 실토하는 듯한 여운을 남긴 명작
- 기법 : 구라대마왕답게 역시 20세기초의 천재시인의 작품을 복제하여 조작함
- 태도 : 뻔뻔무쌍, 은근슬쩍, 흐리멍덩

* 해설
구라로 이루어진 과학 업적을 과시하다가 들키지 슬쩍 말 돌리기를 하면서,
구라의 감성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초현실적인 문장구성인척 하면서, 기존 학계의 문법을 파괴하는 듯이 보이고
있으나, 사실은 띄어쓰기를 할줄 몰라 그냥 붙여쓴 점이 특징이다.
알려진바대로 12개의 줄기세포를 소재로 삼지 않고 한개를 더한 점으로 보아,
아직도 구라를 계속하고 싶은 욕망이 드러나기도 하는 점이 주목된다.
이 시는 안양교도소 독방 13호, 변기 옆 벽에 쓰여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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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교주님은 갔습니다.

인류 상식을 깨치고 라엘리안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줄기세포는 발에 차이는 수정란 되어 MBC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미국 심장부에 날카롭게 꽂은 태극기의 추억은 나의 국익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언플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수염에 눈멀었습니다.

구라도 사람의 일이라 구라칠 때에 미리 들통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뽀록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억지를 쓸데없는 음모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도 스스로 국익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음모론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검찰 수사 때에 뽀록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뽀록날 때에 다시
음모론 제기가 가능한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뽀록났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음모의 노래는 교주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감상의 초점

교주님이 수세에 몰린 것에 대한 슬픔을 새로운 음모론 설파의 신념으로 노래한
서정시.
교주님이 수세에 몰린 슬픔을 더 큰 음모론의 희망으로 역전시켜 교주님을
범우주적 인물로
형상화한 것이 특징

참고
* 교주님의 침묵 : 영원한 진리의 말없는 언플. 육질초월적인 존재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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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반 포

황우석


내 고향 수의대는

배반포가 익어 가는 시절


체세포 줄기가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지원금, 후원금이 낚이며 푼푼이 들어와 쌓여


네이쳐, 사이언스가 논문을 받고

스너피 복제개가 곱게 뛰어서 놀면


내가 바라는 형님은 적절한 시기에

퇴촌 농장에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허브에 소장을 꿰차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조교야, 이번 명절엔 라면박스에

싱싱한 소고기를 마련해 두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집 저 집 옮아가며 배달 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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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

황우석


내가 사이언스에 구라를 치기 전에는

그건 다만

수정란 줄기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사이언스에 논문을 냈을 때

그건 나에게로 와서

체세포 줄기가 되었다.


내가 논문 조작을 해 준 것처럼

나의 이 구라와 언플에 알맞은

누가 나의 낚시에 낚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는

줄기교 교주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배신하지 않는 하나의 알럽황이 되고 싶다



[맥락 읽기]

1. 화자는 누구인가.?
--- 황구라

2. 내가 주된 관심을 가지고 노래하는 대상은 무엇인가 ?
--- 황신도, 줄기

3. 내가 대상에 대해 한 행위는?
--― 화자는 대상을 가지고 구라를 쳤다.

4. 화자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에게 일어난 변화는 ?
--― 그는 하나의 수정란 줄기에 지나지 않았는데 구라를 친 순간 체세포
줄기가 되었다.

5. 이름을 불러 주기 전의 '그'와 이름을 불러 준 후의 '그'를 지칭하는 말들을
찾아 보아라.
--- 이름을 불러 주기 전의 그 : 수정란 줄기
--- 이름을 불러 준 후의 그 : 체세포 줄기

6. 그럼 '수정란 줄'란 걸 화자는 어떻게 여기고 있나요 ?
--- 하찮은 것, 별볼일 없는 것( ~에 지나지 않았다)

7. 그럼 이 시의 화자는 구라를 쳐 준다는 것을 어떤 행위로 생각 하는가?
--- 줄기교 교주로서 신도들에게 뽕을 불어넣는 것.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일련의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

9. 이 시의 화자(나)가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
--- 누가 나의 구라와 언론 플레이 능력에 걸맞게 낚여주면 좋겠다.
--- 그래서 나는 교주가 되어 신도들 등쳐먹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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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수필 분야]

똥백꽃 #1

오늘도 또 우리 영롱이가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줄기사진 찍으로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관악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구기익 구기익 하고
소의 씹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황까네 숫소(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영롱이를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윤리문제를 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푸드득하고 논문조작을
물었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물릴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뉴스로보자니까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키보드를 메고 달려들어 황까네 소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황까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PD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난자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PD가
취재를 하면 했지 남 줄기세포 사진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조작 하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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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한편"

내가 서울대에서 본 일이다.

중년의 박사 하나가 국과수 장성분소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눈문 한 부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줄기세포가 환자 맞춤형이 맞는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국과수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국과수 사람은 박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논문을 대충 훑어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논문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서울대 IRB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또 논문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제대로 된 논문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IRB 사람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난자는 어디서 빼돌렸어?"

박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돈주고 매매했단 말이냐?"

"누가 난자를 팝니까? 난자 뺄때 안 아프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박사는 손을 내밀었다. IRB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논문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가운 위로
그 논문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논문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습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검증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사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아닙니다. 어떻게 10년은 먼 기술을 지금
개발합니까? 배반포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연구원을 협박해서 난자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난자로 계속 실험을 했습니다. 이것을 수백차례
반복하다 보니 우연히 정체모를 이상한 줄기세포가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을 데이터를 조작하여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바꾸어 논문에
실었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논문을 조작했단 말이오? 그 논문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사이언스에 논문을 싣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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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치던 노인"

벌써 6개월 여 전이다. 내가 갓 국익에 관심을 둔 지 얼마 안 돼서 줄기세포를
기웃거릴 때다. 알러팡에 다녀오는 길, 다음 대문에는 논문 조작 기사가
실려있었다. 그 기사에는 항상 구라치는 노인이 출연했다. 뽀샵질 복제
그림으로 만든 조작 논문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굉장히 뻔뻔할 것 같았다.

"논문 사진이 겹치는 거 아닙니까?"
"하나면 어떻고 세개면 어떻겠소? 논문은 내년에 쓰면 어떻겠소."
"영롱이 논문은 어째서 없습니까? 성과가 있으면 논문이 있어야죠."
"소 한마리 가지고 논문 쓰겠소? 이사하다 잃어버렸소."

대단히 뻔뻔한 노인이었다. 더 조르지도 못하고 앞으론 철저히 해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열심히 구라를 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병원에 드러 눕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 얘기 흘리고 저 얘기 흘려가며 버티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원천 기술 있댄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까발려 졌는데 자꾸만 더
버티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사죄 하라 해도 못 들은 척이다. 국가 망신이니 빨리
자백하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이다. 사실 나라 망신은 안드로메다까지 뻣칠
지경이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다.

"이미 밝혀진 걸로도 충분하니 그만 GG 쳐라"
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줄기세포 분명히 있었는데 바꿔치기 된거다."
나도 기가 막혀서
"논문 조작에 연구원 난자까지 밝혀졌는데 무얼 더 구라친단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검찰 조사 들어간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그럼 알아서 고발해 보시우. 나는 재연 요구하겠소."
하고 내 뱉는다. 지금까지 학문적으로 구라 입증하다가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어차피 그 구라에 누가 넘어가랴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게겨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알러팡 동원해서 점점 더 쪽팔려진다니까. 사기란 제대로
쳐야지 작업하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구라치던 것을 숫제 중단하고 태연스럽게 동네
수첩을 보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 노인은 진달래를 깔고 신도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저러다가는 이성이 다
날아가 없어질 것만 같았다. 또, 얼마 후에 무균돼지를 죽이고, 호랑이는 혀로
핥아 죽었다고 구라 친다. 사실 예전부터 다 까발려 졌던 빤한 구라이다.


'그 따위로 구라를 쳐 가지고 될 턱이 없다. 신자들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뻔뻔하기만 되게 심하다. 윤리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생각할 수록 화증(火症)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연구동 인큐베이터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던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사기꾼다워 보이고 날카로운 눈매와 찟어진 입술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워졌다. 노인에 대한 일말의 믿음도 사라진 셈이다.

집에 와서 기자회견을 보여주니 황빠는 좋아 죽겠다고 야단이다. 여태 보던
구라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황빠의 설명을 들어보면, 기자 회견을 너무 많이하면
꾸며내기가 힘들고 신도 중에 정신 멀쩡한 사람이 삑사리를 잘 내고 같은
구라라도 힘이 들며, 기자 회견을 너무 적게하면 신도들의 뽕이 쉽게 빠져
신도를 거느리기가 힘들다. 요렇게 꼭 언론 플레이를 잘하는 사기꾼은 좀체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논문은 혹 시료가 오염되면 포샵을 대고 숫자를 늘리고 또
콘트라스트를 주거나 각도를 변환시키면 여럿이 되어 좀체로 발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논문은 구라가 한 번 드러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논문에 연구원을 구할 때, 무식한 애들을 잘 골라서 라면을 먹인 뒤
40만원씩 준다. 이렇게 하기를 월화수목금금금 한 뒤에 비로소 조작을 시킨다.
이것을 학제간 연구라 한다. 물론 나중에 교수 자리도 줘야 한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몇년씩 걸려가며 조작할 이가 없을 것 같다.

동물 복제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동물 실험을 하면 모란시장에서 난자를
구해왔고, 출산 장면은 찍지 않았다. 호랑이 복제는 몇마리 없고 관심이
집중되는 동물이라 세 배 이상 어렵다. 증거가 없는데다 다른 사람이 보고 있어
속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오로지 구라빨로 믿게 만드는 것이다. 기술이다.
지금은 그런 달인은 없다. 어느 누가 멀쩡했던 호랭이가 혀로 핥다 죽었다고 할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후원금을 보내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연구비는 연구비이요, 후원금은 후원금이지만, 조작을 하는 그
순간만은 오직 순수한 창작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세계를 낚았다. 이 논문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사기를 쳐 먹는담'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청년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완벽한 사기가 탄생할 수
있담'하는 말로 바뀌어 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난자탕에 소고기라도 대접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은 구속되어서인지 자리에 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세종로 거리를 바라다보았다. 청계천
옆으로 죽 뻗은 세종로에 줄기교도가 촛불을 켜고 있었다. 아, 그때 그 노인이
저 촛불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구라를 치다가 득의한 표정으로 촛불 시위를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그날이 닥아오니
동중동하라'는 알러팡의 시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안에 들어갔더니 며느리가 문신용을 까고 있었다. 전에 피디수첩에 광고
중단 운동을 하던 생각이 난다. 광고 중단 깨진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최고
과학자 황교수님' 하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유대 마피아 두목 새튼과
프리메이슨'이니 비웃음을 자아내던 그 음모론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6개월 전 구라 치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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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킬리만자로의 황구라


명성를 위해 논문에서 구라를 안치는
과학자를 본일이 있는가
멍청하게 윤리적이고 양심적으로
연구하는 진짜과학자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
구라쟁이였다.
구라 열라게 치다가
뽀록나서 개망신당하고 퇴출되는
폐쇄된 설대연구실의
그 구라쟁이 되버렸다.

자고나면 조작증거 나오고
자고나면 욕얻어먹는
나는 지금
설대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존내 조사받고 있다
월화수목금금금 연구실의 CC카메라 앵글 어디에도
나는 안 보인다.

이 큰 과학계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남겨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쇤이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영웅처럼 왔다가
구라쟁이 될 순 없잖아
구라 친 논문일랑 철회 해야지
뽀샵질 조작으로 전세계에 밝혀져도
끝까지 구라치며 버팅겨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그렇게 구라 치냐고
끝까지 버티는지 묻지를 마라
사기친 남자의 창피한 심정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로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건
구라때문이라구

구라가 국민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 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국민들이 진실을 원한다는 건
모르고 하는 소리지

나는 영롱이를 복제했다고 했다
너희는 영롱이를 사랑했다
나는 스너피를 복제했다고 했다
너희는 스너피를 사랑했다
나는 줄기세포 만들었다고 했다
너희는 줄기세포를 믿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다 구라였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게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연구에 건배~

조작이 어려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어려운거야
윤리도 성과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속인다는 건 어려운거야

조작이란
몰락이 보이는 가슴아픈 구라
조작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들 잃어도
조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낚았다고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국민들이 비난을 해도
세계를 낚을뻔한 구라쟁이로 나는 남으리
뽀샵질하고 조작된 연구일지라도
거센 검증요구 비난이 쏟아져도 꺽이지 않는
희대의 구라쟁이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나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야

줄기세포인가
동물복제인가
저 높은 곳 사이언스잡지

오늘도
나는 버티리 구라를 치며. 음모론 주장하고
예전에 동지였던 자들한테 뒤집어씌우며
그대로 구라쟁이된들 또 어떠리


by 하얀까마귀 | 2006/01/26 13:34 | Fun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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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게드 at 2006/01/26 13:52
... 창작 열의가 다들 대단하십..;;
Commented by intherye at 2006/01/26 13:54
음. 아직 귀여니 버전은 없나보군요. 도전해볼까.. +_+
Commented by 바죠 at 2006/01/26 14:14
명문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다음에 또 와서 한번 읽고 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국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듯합니다. 제가 국어가 좀 약해서 그런가 봅니다.
Commented by 안용열 at 2006/01/26 15:51
멋지군요. ㅡㅜ

intherye: 기대기대 +_+
Commented by 턴테이블 at 2006/01/27 06:10
아놔 줄기도 --;;
Commented by michgan at 2006/01/27 11:20
배반포가 짱이네요.
Commented by 우가 at 2006/01/27 12:24
키즈에서는 그냥 넘어갔었는데 여기서 차근차근 읽어보니 정말 대단하군요. 특히나 [킬리만자로의 표범]
패러디는 정말 죽이네요...^^
Commented by 앨리 at 2006/01/27 15:02
하하하하 링크타고 왔어요 정말 심난하게 웃기군요. 국문학과 전공이신겁니까? 절묘하군요!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1/27 15:23
첫머리에 썼다시피 아쉽게도 제 작품이 아닙니다. 문호의 숨결이 느껴지는 명작이죠?
Commented by 토이캐 at 2006/02/02 16:44
주옥같은 패러디네요.그나저나 참..나라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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